2013년 9월 9일 월요일

봉숭아 꽃물

채송화 봉숭아 분홍빛 분꽃
저마다 아름답게 피어나는 칠월
옹기종기 옹이들의
구수한 이야기가 있는 뒷뜰
빠알갛게 피어난 봉숭아
한잎 한잎 따다가
콩콩 그리움 한줌 넣고
첫사랑 한조각 넣어
칠월의 밤에 빠알갛게 찌었지요

손톱끝에 콩알만큼
빠알간 봉숭아 올려놓고
잔주름 살포시 내려앉은 엄마는
아주까리잎으로
살며시 감싸 주었죠.

첫눈이 올때까지
꽃물이 남아 있을까
얼마만큼 빠알갛게 물들었을까
설레임에 긴 밤을 기다렸죠
첫사랑 가슴에 품으며...

기다림처럼 자꾸만 작아지는 꽃물
사랑은 사랑은 이루어질까
첫눈이 내려도
봉숭아 꽃물이 빠알갛게
손톱끝에 물들어 있어도
이루어지지 않는 첫사랑
이룰 수 없는 첫사랑
사랑은 그렇게 첫눈처럼
스쳐 지나가 버렸죠.
가슴엔
빠알간 꽃물자국 여전히 그대로인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