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9월 25일 수요일

대접

손이 대접이었다
어머니 저 작은 손이
버려진 마당처럼 넓었다
뚜껑 깨진 항아리처럼 깊었다
시골서 무작정 올라와
문 두드리는 핏줄에게
한 끼 잘 대접해서 보내드리는
어머니가 손이 크시다
저 손에서 뚝딱
따뜻한 밥 한그릇 나오고
국수가 줄줄 뽑혀 나오고
김치 한 접시가 쑤욱 나왔다
저녁 한 상 가득
어머니의 손에 들려졌다
늙은 어머니의 손을 만진다
뼈만 남은 손에
병든 코흘리개가 들어 있다
반항의 청춘이 들어 있다
방황의 탕자가 들어 있다
어머니의 손에 내가 가득 들어 있다
저 큰 손에 내가 희끗희끗해졌다
내가 잘도 대접 받았다
허리 굽어지고 다리 휘어진
어머니를 대접해야겠다고
내 등을 내민다
큰 대접 같이 나를 드려야겠다
그 옛날 어머니가 했던 것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