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9월 1일 일요일

우물 밑에서 은 두레박을 올리다-백거이

우물 밑에서 은 두레박을 올리려 하였더니
은 두레박은 올려질 듯 하다 끈 끊어지고
돌에다 비녀를 갈았더니
비녀는 갈아질듯하다 부러진다
두레박은 빠지고 비녀는 잘리니 어쩌나
오늘아침 우리의 이별과 비슷합니다
생각하면 옛날 집에 있던 처녀시절
사람들은 내 거동이 매력있다 하였소
맵시있는 양 살쩍은 매미 날개와 같고
둥그스럼한 눈썹은 먼 산빛과 같았소
웃으며 후원에서 친구들과 놀았고
그때 나는 당신과 알지 못했습니다
내가 청매를 들고 낮은 담장에 기댔을때
그대는 백마 타고 수양버들 옆으로 왔소
담장과 말위에서 서로 눈이 마주쳐
한눈에 그대 속타는 심정을 알았소
그대의 속탄 심정을 알고 말을 나누었고
그대는 남산 송백을 두고 사랑을 맹세했소
그대의 굳은 마음에 감격하여
남몰래 머리손질하고 그대 뒤를 따랐소
그대 집에 이른지 대 여섯해 되었으나
그대 아버님은 언제나 말씀하십니다
˝혼례해야 아내지 가출하면 첩이니라
조상의 제삿상을 차리게 할수없다˝
끝내 그대 집에 더 살수 없음을 알았소
그러나 갈곳도 없이 어떻게 하나
부모가 생존해 계시기는 하지만
고향에는 아는 사람이 많이 있소
더구나 몰래 가출하여 소식이 끊겼으매
오늘날 슬프고 부끄러워 돌아 갈수없소
그대의 하루 사랑 때문에
내 일생의 신세는 그르치게 되었소
세상 철부지 아가씨들에게 충고하나니
정신 차려 몸을 경솔하게 남자에게 주지마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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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거이 자는 백낙천(772~846)당나라 중기의 사람
이백뒤를 이어 술과 거문고와시를 벗으로삼은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