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9월 22일 일요일

나는 잊고저

남들은 님을 생각한다지만
나는 님을 잊고저 하여요.
잊고저 할수록 생각하기로
행여 잊힐까 하고 생각하여 보았습니다.

잊으려면 생각하고
생각하면 잊히지 아니하니,
잊도 말고 생각도 말아 볼까요.
잊든지 생각든지 내버려 두어 볼까요.

그러나 그리도 아니 되고
끊임없는 생각생각에 님뿐인데 어찌하여요.

구태여 잊으려면
잊을 수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잠과 죽음뿐이기로
님 두고는 못하여요.

아아, 잊히지 않는 생각보다
잊고저 하는 그것이 더욱 괴롭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