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0월 12일 토요일

끊어진 백두대간 (白頭大幹)

꿈틀 꿈틀 요동을 치며 몇날 며칠
수천년전의 불을 뿜어내던 활화산
백두대간 위대한 맥이 맥없이 무너져 앉았다

욕심껏 가을하늘을 널름거리던 붉은 연기
해안을 온통 뜨거운 피로 물들이던 용암
짧지만 길고 장엄하던 입 벌린 화구의 공포

이미 층이 달라진 산허리와 산허리
그 틈새로 흰구름과 너럭바위와 칡넝쿨과
푸른 도포의 소나무가 순식간에 깔려버렸다

긴 고행실습끝에 기력없이 단번에 무너져내린 산,
태고의 정적만을 안고 도는 흰 구름 곁으로
한 번 날아간 새들은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기린의 희디흰 목뼈같은 고사목들과
아직 식지않은 전설의 용암을 안고서
혼자 남은 화산이 국경선 뒤에서 몸서리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