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0월 26일 토요일

빗속을 걸어가며

오늘과 같이 비가 오는 날
머리를 맞대고
추억 속으로 지나간 옛 글을 읽어 줄 사람이
내 곁에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동네 형들이 물려 준
얼룩덜룩 빛 바랜 책이라도 좋고,
내 아버지께서 연필에다
침을 발라
달력 위에 써 놓은 농사일기라도 좋습니다.

그 곳에는 맑은 물이 흐르고
저녁노을에
솔가지 타는 냄새와 개 짖는 소리가
어렴풋이 들려 올 것입니다.

오늘과 같이 비가 오는 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