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0월 28일 월요일

벌떼 같은 꽃바람

바깥 세상이 너무 화려해
내 안에 마음 바탕이 음울하게 느껴지는
4월 한 낮에

바람이 꽃가지를 파고 들어
꽃잎이 벌떼처럼 날아 오른다

해의 바다에서 달의 계곡까지
푸른 하늘을 떠도는 것은
구름만이 아니다

새 봄의 생기가 평정한 바람이
좌절과 갈증을 피해
생리 중인 꽃들을 흔들고 있다

꽃은
앉았던 자리에 열매 맺어
맨 몸으로 공허를 몰아낸다

조금 참으면 오래 편안한 인고의 계절에
꽃 바람 불어
절로 알찬 행복에 이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