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0월 12일 토요일

흰 벽

두 사람이 마주 보고 있는 그림
끝내
그 벽에 걸리지 못했다

못자국 하나 없는 흰 벽
어떤 것도 거부하는
어쩌면 그 벽은 결벽주의자
견딜 수 없는
온몸을 웅크린 아픔,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은
아픔에 못자국 하나 내는 거
그 벽은 그러나 단 하나의 못자국도
허용하지 않았다

벽에 걸리지도 못한
그림 속 두 사람
성큼성큼 그림 밖으로 걸어나온다
단단한 그 벽에 대못 하나 치기 위해
날카로운 비명으로 나온다

그림 속 두 사람이 빠져나간
빈 그림,
못자국 하나 없는
흰 벽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