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들 꽃 싫어할까
진천 보탑사 절에
무궁무진 꽃 피었다
꽃 보다가 미륵불 뵈니
당신도 멋드러지게 피었다
그렇게 서 계시며
색색의 꽃 보느라 눈 아픈 속세
다독거리느라 다리 아프시것다
이제 내려와 잠시 쉬시라 하니
손바닥으로 머리 받치고
누워 계신 臥佛이
와, 금빛 찬란한 초롱불 아니냐
처음 보는 낯선 꽃들이
바람에 익숙하게 흔들리는 게
수만 가지 마음의 手印 같아
나도 저 꽃 옆에서
탑으로 서 있고 싶어진다
허물어지지 않는 저 마음이
꽃이다
맞아, 당신도 나도 꽃이다
절이다
두 손 맞잡아
무릎 꿇고 절해야 하는 꽃불이다
꽃에게도 절해야 하는 이유를
보탑사에서 알았다
꽃 보듯
내일 하루를 당신과 살아야겠다
당신에게 삼천배 절하며
나를 공양으로 드려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