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0월 21일 월요일

이제 가야 할 시간이 왔습니다
어디로든 가야 할 시간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호롱불은 준비했나요
호롱에 기름은 채워져 있나요

누룽지를 끓이며
커피포트 뚜껑의 덜컹거림을 들으며
창 밖 먼 산 너머 저무는 해
바라만 보다 잠 들면 될 줄 알았습니다.
어쩌다 어눌한 날이 찾아 오면
뭉게구름으로 피어
숲길을 거닐면 될 줄 알았습니다.

아니었습니다.
아직은 아니었습니다.
걸어야 할 길이 남아 있습니다.
일어서야 할 시간이 등을 떠 밀고 있습니다.

가만, 넋을 놓고 앉아 있으면
밀물의 시간이 삼켜 버려
소용돌이 속으로 빠지고 말지도 모를 일입니다.

자,
빨리 일어나세요
밀물의 시간이 밀려 오고 있습니다

저만치, 후광이 비쳐 오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