山토끼를 찾아
山으로 간다
올무, 망태를 준비하고
멧돼지라도 잡을 듯
山을 응시하는 눈매에
살기가 돈다
덤불로 뒤덮인 숲
헝클어진 파마 머리를 헤치듯
손가락이 참빗 되어
이 잡듯이 한다
꿈을 꾸는 날에는
보이는 것이 없다고 하던가
산등성이 위로 퇴근하던 햇살과
넋두리 주고받으며
꿈은 영글어 가고
식을 줄 모르는 야망
저승사자가
산기슭에 머물며
야릇한 미소를 짓고서야
비로소
등줄기에 흘린 땀방울 얼어붙고
혼비백산하여 도망치려는데
꽈당!
온 세상은 불꽃놀이를 해대고
바짓가랑이는 축축
손아귀에는 덤불만 무성하였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