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그림은
속이 빈 종이나
죽은 시인을 말함이 아니라,
아침의 어둠을 술회하며 홀로 가는
나그네의 얼굴을 말함 입니다
누군들 알았겠습니까?
그가 그토록 몸부림치며 되돌아가려 했던
영혼의 서식지 앞에서
부끄러운 나체가 되어 눈물 흘리는 것을
이따위 속절없는 말이라도 항상 아끼는
마음이 있어,
허튼 詩나마 노래하는 세상이기에
이런 풍경도 한폭의 그림이 되는 듯 합니다
단조로운 방 안에 걸면 더할 나위 없겠습니다
궁금하신 화가의 이름은 하단에
바코드로 찍혀있습니다
우리 모두의 이름이
그러하듯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