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1월 20일 수요일

유리창 -이해인-

가끔
유리창에
이마를 대고

웃다가
울다가
어른이 되고
삶을 배웠네

하늘과 구름과 바람
해와 달과 별
비와 꽃과 새

원하는 만큼
아름다운 모든 것을
내 앞으로
펼쳐 보이던 유리창

30년을 사귄 바다까지
내 방으로 불러들여
날마다 출렁이게 했지

이제는 내가
누군가의 투명한
문으로 열려야 할 차례라고
넌지시 일러주는
유리창의 푸른 노래
내 삶의 기쁨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