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아의 반성
詩 안 갑 선
가을엔
낙엽 지는 숲에서
홀로 두 눈감고 누워보았는가
숲은 열려 있다
숲으로 가보라
가는 길은 더디고 힘들지만
가서
한 몸 되면 닫혀 있는 마음이 열리고
먼 듯했던 선을 넘어 오는 낯선 경험을
여인의 초경처럼 설렘과 두려움으로
맞이하게 될 것이다
나무도 일 년여의 찌든 삶을 토해내고 있다
이제껏 질질 끌고 다니던 녹슨 찌꺼기를
삶에서 숲에게 토해 내 보라
눈을 감고 귀로 듣고 마음으로 말 해보라
바람이 너의 등을 토닥이고 있다
폐속까지 비웠거든 슬며시 눈을 떠 보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