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1월 10일 일요일

또다시 그렇게 가을은 오고




눈물이 말라 버린 줄 알았습니다
그래서 그대를 잊고 있다 그리 믿었습니다

또다시 잔인한 계절이 찾아 와도
더는 아파하지 않으리라 그리 믿었습니다

하지만 가을이 찾아오면
빨간 내 심장은 더욱 빨갛게 물이 들어
끝내 선홍보다 진한 핏빛 그리움이 되어갈 것입니다

작년 가을에도 그랬던 것처럼
허기진 내 사랑 부둥켜안고
한 줌 그리움으로 뜨거운 오열을 토해낼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당신은 내게 그런 사람입니다

그토록 잊을 수 없게 만들어 놓고도
조금만 잊으려 하면 더욱 잔인한 그리움으로 다가와
송두리째 내 삶을 유린합니다

지쳤다 싶어 포기하려는 내 사랑 앞에
어느 꽃향기보다 더욱 향기로운 추억들을 몰고 와
거부할 수 없는 달콤함으로 속삭이는 사람

그래서 죽도록 미워할 수 없게 만드는 사람이
바로 당신입니다

아~! 사랑이여
또다시 가을이 찾아오면
벌거벗은 내 영혼은 어찌해야 합니까
이미 당신 생각만으로도 빨갛게 떨고 있는 이 영혼을…….


ㅡ 또다시 그렇게 가을은 오고 /풍향 서태우 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