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1월 10일 일요일

바람에 나를 묻는다

바람에 나를 묻는다

/ 架痕 김철현
귓불에 다가와 속살거리는
너의 언어는 언제나 따사롭다.
어디로부터 물고 오는지
내려놓는 한 점이야기는
내가 기다리는 임의 소식
나보다 먼저 궁금해 하는 너는
하루도 거르지 않고 임이
머무르는 곳에 안부한다.
오늘은 연둣빛 엽서를 안고
거침없이 내 품으로 들어오는
너를 맞으며 나를 풀어헤친다.
온몸 구석구석에 배어오는
향취로 목욕을 하고 나서
나른한 꿈으로 임에게 가면
기다린 팔 벌려 나를 안는다.
아-
바람아 오늘도
네 가슴에 나는 나를 묻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