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1월 15일 금요일

시월



산에 와 생각합니다
바위가 산 문을 여는 여기
언젠가 당신이 여기 왔던건 아닐까하고
머루 한 가지 꺾어
물위로 무심히 흘려 보내며
붉게 물든 계곡을 바라보지 않았을까 하고
잎을 깨치고 내려오는 저 햇살
당신 어깨에도 내렸으리라고
산 기슭에 걸터앉아 피웠을 담배연기
저 떠도는 구름이 되었으리라고
새삼 골짜기에 싸여 생각하는 것은
내가 벗하여 살 이름
머루나 다래,물든 잎사귀와 물
산 문을 열고 제 몸을 여는 바위
도토리,청설모,쑥부쟁이뿐이어서
당신이름 뿐이어서
단풍곁에 서 있다가 나도 따라 붉어져
물위로 흘러내리면
나 여기 다녀간 줄 당신은 아실까
잎과 잎처럼 흐르나 만나질 수 있을까
이승이 아니라도 그럴 수는 있을까...
나 희 덕 님의 ˝ 10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