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1월 6일 수요일

발길 멈추고


발길 멈추고

淸夏 김철기

시방 나는
하늘과 땅 사이에 있다
지긋이 밀리고 흐르던 세월 속에
봄은 오고 있음을 느낀다

좁다란 산골짜기
아롱질 봄
그 눈짓은
내가 디딘 아름다운 논밭에서
소리없이 움튼

천성의 메아리
바위틈 문지르며 풀뿌리 틈새 삐 집고 올
새콤한 봄은 땅을 누비며
가슴 속에서 움튼
꽃 따라 오르는 춤사위를 보겠지

긴 잠에서 깨어난
강산을 덮어씌울 만물의 향기로움
신(神)이 내린 축복 속에
내가 디딘 발끝에 움터 오르려 한다.
텃밭문학 淸夏 김철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