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1월 14일 목요일

오월에 장미 앞에 서면

오월을 좋아할 중년이 어디 있을까
오월은 문득문득 심연을 찌르는 인기척에
밤이면 심장이 분분이 흩어져 버린다

시도 때도 없이 사랑만 해대는
빨간 줄 장미 고것들 앞에서면
벼랑 끝에 선 듯 아찔해
원초적인 본능을 떨칠 수 없어
밤새도록 춘몽을 흥건히 꾼다

세월에 떠밀려 구멍난 가슴으로
울음소리도 듣기 싫어
울지 못하는 밤

밤마다 가슴에 꽃 등을 켜고
야경에도 떠들어대는 장미 곁에서
괜스레 혼자서 숨이 차 오르는
그런 오월을

어느 중년이 좋아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