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시(序詩) / 정연복
이 몸
흙으로 돌아갈 날
날로 가까이 있으니
´나´란 존재
까맣게 잊혀져도
아쉬움 하나 남지 않도록
앞으로 나는 더욱
낮아지고 낮아져야 하리
들꽃처럼
낙엽처럼.
이 몸 불길 속에
한 줌 재 될 날
그리 멀지 않았으니
활활 태우고 태워도
덜 아프도록
앞으로 나는 더욱
작아지고 작아져야 하리
티끌같이
먼지같이.
그 무엇 되고 싶다거나
그 무엇 하나쯤은 남기고 싶었던
욕망의 세월 지나
이제 나는 그저
내 본향으로 돌아가야 하리
바람 되어
구름 되어.
박재삼의 ´12월´ 외 "> 정연복의 ´낙엽´ 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