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1월 9일 토요일

꽃이 나무에게

당신은 나무가 되고
나는 꽃이 되기로 했던
그 언약을 벌써 잊으셨나요.

당신 어쩌자고 이렇게 빨리
뿌리조차 없는 나무가 되어
나를 이토록 아프게 하나요.

언제까지나
지지 않는 꽃이 되어달라던
나무, 당신의 말이 거짓이었나요.

말 해주세요.
진실만을 말 해주세요.
그 엄청난 언약을 잊은 것인지

당신이 내게,
마지막으로 남긴 것이라곤
가슴에 바윗돌 같은 응어리

당신이 풀어 주세요.
다시 튼튼한 나무가 되어 오시어
꽃, 나를 책임져 주세요.

꽃이 나무에게
해줄 수 있는 말은 이 말뿐
˝아직도 당신을 사랑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