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2월 19일 목요일

사랑하나

밤새 찾아온 봄비에
살아나는 것은 풀잎만이 아니라
바람으로 온 그리움

시간은 아픔을 재울 수 없기로
눈물 한 모금 목젖에 걸린 이승에
부질없는 정(情) 하나를
놓고 가야 하나니

살아 있기에 그리워하거늘
가슴 채울 사랑이 있어야 하거늘
올 때보다 갈 때가 아름다워야 하거늘

살아온 날들 위에
슬픔으로 서성인 가슴 위에
고운 빛깔
사랑하나는 남겨야 하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