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2월 27일 금요일

저물어 가는 만추

바람이 머물다간 창가에서
멀리 휘적이며 저물어가는 만추
한장 한장 떼어내며 들여다 본다

갈바람은 나뭇잎을 하나 하나 떨구어 놓고
몰래 강가로 향한다
갈대숲을 헤집으며
어디로 급히 달아나는 것일까
가을이 저물어 가는 숲에는
무엇이 있길래 급히도 달아나 버릴까

한걸음 한걸음 따라가 보지만
잡혀지는 건 아쉬움과 한기뿐이다
이렇게 비워 버리고
무얼 다시 잉태를 하여야 한단 말인가
무엇을...

바람이 지나고 난 자리엔
무엇이 남아 있을까
흔적을 찾아 이리저리 발길을 재촉하지만
왜 이리 서글퍼지는 것이지
문득 나의 그림자는 어떤 모습일까
몹시도 궁금하여지는구나
저물어 가는 만추를 보고 있으려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