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2월 7일 토요일

세실리아

왕방울 같은 눈
누가 뭐라면 눈물부터 글썽이던 세실리아
겨울이 또 오는데 마크와 잘 지내니

난 네가 마크와 사귀는 줄도 모르고
마크의 흉을 막 보았나 보다
마크에게 널 바슈끼도르, 잠자는 암소라고 했지
그때 마크의 눈에 불똥이 튀는 걸 알았어야 했는데

오를레앙에서 기차를 타고 와
무거운 눈꺼풀을 연신 치켜뜨던 때
내게 따스한 차를 내어주던 너

크리스, 모함메드와 함께 있다
마크 손에 이끌려 갈 때 난 알았어야 하는데
난 남의 삶에 끼어들려 했지

미안하단 말은 않을게
요즘 어찌 지내니
헝가리에서 처음 와 애삭이지 못해
내 가슴에 묻혀 엉엉 울던 네가
난 지금까지도 세상에서
제일 이쁘게 보였단다

내가 아파 하던 날
손을 비벼 내 손 잡아
기를 모아준다던 너
보고프다, 세실리아

지금은 마크의 아이를 낳고
태평양가 어느 마을에서 잘 살겠지
난 네가 내게 준 그리움이 애달파
가끔은 데레사에게 네 얘기를 하곤한다

한국음식으로 잔치하던 날
더운 김을 쫓아가며 연신 만두를 찌던 너
그리고 나의 기쁨을 너의 기쁨으로 나누던 너

그립다, 세실리아
다시 불러 본다. 세실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