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밤엔 별이 많다
고 성만
찬물에 밥 말아 놓고 고개를 떨구어 보지 않은 사람이 어디 있으랴마는 아랫 동네 일곱 형제를 위해 눈물 글썽이던 북두칠성 큰곰자리 카시오페이아.....
가슴 가득 별을 안아다가 산골 마을에 쏟아 붓던 얼굴 하나
매캐한 모깃불 평상에 누워 나보다 아홉 살 많은 누이의 소설 이야기를 듣거나 누이보다 일흔 여섯 살 많은 할머니의 부챗살이 다리를 스치던 날은 은빛 냇물을 따라 흘러갔는데
때 이른 옥수수가 시장에 나온 올해 여름밤, 어린 자식의 귓불을 만지작거리며 까마득한 고층아파트 숲 위에 돋는 물병자리 왕관자리 염소자리... 가슴 가득 별을 따러 산골 마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