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상관없이 벌어지는 일들
나없이 오가는 무수한 말들
아파트 베란다 너머
돌아가는 세상은
이미 내가 없는 저세상이다
껍질로 차단된 서러운 노래다
이 외로움은, 아니지
정작 퇴화된 자의 슬픈 몸부림이지
벌집처럼 박혀
다가갈 수록 차가운 이질감은
마치 돌아선 영혼의 비웃음 같다
생면부지로 맞대고 사는
견고한 사각공화국
비집고 들어설
한 뼘의 가치도 없다
흙 기운을 잃어버려
직립 이상으로는
더 진화하지 못할 존재들
외로움은
눈 한번 찔끔 감으면
금새 거기서 독립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