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2월 17일 화요일

고독

싸리 한 아픔이 심장을 베이며지나 간 다
적막한 겨울의 골목 끝에서는 더 이상 나아갈 수 없어
방황하는 바람의 애절한 휘파람 소리만이 공허하게 울린 다
밤하늘에 떠있는 무수한 별무리처럼
수많은 사람들 가운데 묻혀있건만
혼자라는 느낌이 드는 것은 겨울이기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태산을 짊어진 힘겨움이 이러할까
하늘을 이고 진 고통이 이러할까
차라리 어떠한 물리적인 고충으로 괴롭힘을 당하는 것뿐이라면
기꺼이 모든 걸 받아들이고 사랑만 하며 살아갈 수 있을 것을
심장이 베이고
가슴은 비워져 세상 모든 것에 아무런 의미를 부여하지 못한 허망함은
무엇으로 지탱하며 수많은 날들을 살아가야 하는 걸까
혼자라는 것
버려졌다는 것 아니
모든 걸 버려야만 하는 것이 지금 나를 못 견디게 만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