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2월 22일 금요일

꽃 상여

좁은 가슴으로
오욕칠정(五欲七情) 수(繡) 놓다가
떠나가는 육신이여

바람을 타고 가는 듯
구름에 실려 가는 듯
북망산 가는 길이 그리도 수월턴가

향기 없는 꽃송이 속에
한(恨)과 주검을 싣고
식어버린 정을 담은
사자(死者)는 흘러서 간다

저 흐름이 끝나면
나도 눕고 너도 누워야 할
초연한 이 길은
흩어지는 곡(哭) 소리로
끊지 못할 흐름

삶을 향해
하루를 열고 발버둥 쳐봐도
너도 나도
죽음의 화편(花片)을 맞추다가
식어버린 육신을 맡기고
세월을 넘어 흘러가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