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처음 만났던 그 날처럼
산새 우짖는 봄입니다
목련이 필 때쯤 
해돋이 같은 설렘으로
벅차 오르던 어린 사랑이
달빛 어슴푸레 이우는 지금껏
잊을 수 없는 
가슴앓이가 되었습니다
비 오는 덕수궁 돌담길을 
함께 걸어보고 싶다던 
작은 소망조차도
하고 싶은 말 
산처럼 쌓였어도
이별을 목전에 두고
하늘 보며 눈물만 짓던 날
핏빛으로 오던 비 
그 날 바라보던 하늘에서
오늘도 비가 내립니다 
고운 봄날 흩날리듯 
꽃비가 내립니다
삶이 떨어져 나가듯
목련이 피고 지던 계절 
시든 나무껍질 같은 시간들을 
어떻게 보냈을까요
잠시라도 마주할 수 있기를
오직 당신 향한 그리움으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