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3월 3일 일요일

한진항 밤바다에서

전희인듯 황혼이 부끄러워
어둠은 밀어처럼 덮어와서는
서로를 사무치게 달구었다
불빛들은 수심깊이 뿌리를 박고
가시촉수 돋우어 가며
바다의 전율을 감지하고 있다
알몸을 리듬에 내맡긴 채
철썩임으로 접할 때마다
깊은 곳에서 올라오는
끈적한 해초내음,
때로는 거칠다가 잔잔하게
더할 나위없이
황홀같은 물안개가
피었다가는 사라지고
숨이 끈어질듯 끈어질듯
뒤척이더니 기어이
백중 지난 밤항구 앞지락에
달덩이 하나 낳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