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과 뭍 사이에 해안선을 따라
모래가 펼쳐지면 평화가 있고
바위가 진을치면 풍광이 있다
산에도 있고 들에도 있는 길은
죽음을 위한 여정을 시작하고
그 길의 유동성에
원주민의 가슴과 이주민의 눈이 있다
지리멸렬한 어제를 끌어당겨
구속된 마음은 봄을 보기 어려워도
과거의 사람 속에 벗이 있어
부드러운 빗방울이 단단한 바닥을 뚫듯
밤을 지샌다
모두가 지난 날의 일인것을-
내일의 내일, 그리고 내일이 와도
그대는 모르리라
눈물 속에 미소가 무얼 뜻하는지
고향의 이방인은
아득한 우주 공간에 어지러운 별을 본다
끝없이 멀어져가는 어둠을 읽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