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3월 2일 토요일

난장亂場

오대산 적멸보궁까지
야단스런 단풍으로 난장이다
소란스런 시장 바닥같이
무지개빛 떡 사라고 외치는 소리
도마 위의 생선을 칼로 가르는 소리
온갖 과일 늘어놓고 흥정하는 소리
색동옷 나부끼는 소리에
절 받는 부처도
제 정신을 차릴 수가 없는지
황금 허물만 남겨놓고
깊은 암자로 떠나버렸다
집에 주인 없는 줄 어떻게 알고
벌써 장사 끝낸 나뭇잎들
고함치느라 쉰 목 축일려고
길마다 골마다 바람 불러와서는
우루루 대웅전으로 몰려가는데
또 장터처럼 시끌벅적하다
가만 눈 감고 들어보면
목탁 치는 소리 같다
풍경 흔들리는 소리 같다
한 번 더 눈을 감고 들어보면
상원사 절이 염불 하는 소리다
난장판 같은 나도
오색의 단풍 들어야겠다
내 입 속에서 끊임없이
독송 울긋불긋 읊는 소리 나오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