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3월 26일 화요일

벌레줄 잡은갓을 쓰고 헌옷입은 저백성이

벌레줄 잡은갓을 쓰고 헌옷입은 저백성이
그무슨 정원(情願)으로 두손에 소지(所持)
쥐고 공사문(公事門) 들이달아 앉는고나
동헌(東軒) 뜰에 쥐같은 형방놈과 범같은
나졸(羅卒)들이 아뢰어라 한소리에 혼비백산하여
하올말을 못다하니 옳은 송리(訟理)굽어지네
아마도 평이근민(平易近民) 하여야
도달민정(到達民情) 하니라 -신헌조
<=> [ 벌레가 쏠은 헌 갓을 쓰고 떨어진 옷을 입은 저 백성이 무슨 정원을 하기 위해 두손에 소장(訴狀)을 들고 관아의 문을 달려들어가 앉으니, 동헌 뜰에 있던 형방과 나졸들이 ˝어서 아뢰어라˝하고 욱박지르는 바람에 겁이 나서 넋을 잃고 할말을 못하니 바른 송사가 되지 않는구나. 평소에 백성들이 쉽게 가까이할 수 있어야 옳은 도리가 백성들에게까지 미치게 되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