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4월 19일 금요일

재회4


그녀가 내게 무언가 얘기하려 했을 때
들으면 안될 것 같아
잔기침 몇 번하고 식은 커피를 입으로 가져왔습니다
기다렸던 얘기가 나올 것 같아

그녀가 또 내게 무언가 얘기하려 했을 때
듣고나면 힘이 들 것 같아
죽기보다 싫은 그 얘기를 물었습니다
대답을 바란 질문이 아니었음을
어떻게 알 수 있었는지
흘리듯 미소로 대신해 주었습니다

그녀가 다시 내게 무언가 얘기하려 했을 때
눈빛이,걱정스런 그 이맛살이 안쓰러워
가만히 들어주려 했습니다
잘 살았으면 한다 하겠지
이런 자리 마지막이었으면 한다 하겠지
편한 표정 만들어 보이고
당연한 듯 고개 끄덕이려 했습니다

내가 그녀의 얘기 들어주려 했을 때
이제 그녀가 머뭇합니다
기다려도 아무 말이 없습니다
내가 그녀의 얘기 들어주려 했을 때
고마운 그녀는 알고 있었나 봅니다
이젠 더 이상 아파할 가슴조차 없음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