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4월 14일 일요일

그가 있다면


그가 있다면 -김현상-
나와 같은 느낌으로 저 달을 바라보고 있을 것이며
나와 같은 어두운 골목을 바라보고 있을 것이다.
그가 있다면
나와 같은 모습으로 꿈 꿀 것이며
나와 같은 마음으로 순수함을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그가 있다면
나와 같은 불꽃으로 세상 한 모퉁이를 태우고 있을 것이며
나와 같은 안타까움으로 잊혀지는 불씨를 바라보고 있을 것이다.
그가 있다면
나와 같은 맑은 하늘에 몸을 담을 것이며
나와 같은 마른 낙엽사이로 눈물을 흘리고 있을 것이다.
그가 있다면
나와 같은 늦은 밤거리를 뜻 없이 걸을 것이며
나와 같은 허탈감으로 자신을 부끄러워할 것이다.
그가 있다면
나와 같은 모습으로 늘 어디에 존재하고 있을 것이며
나와 같은 모습으로 나를 찾고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