樂聖 우륵이 만들었다는
제천 의림지에서
그 속이 텅텅 비어있다는
물고기 잡으려고 낚시줄 드리운다
물밑 바닥에서
밤낮으로 목탁소리가 들려와서
그 이름이 空魚다
껍질 속에는 분명
法雷의 살이 꽉 차 있을 것이다
탕탕, 문 열어 달라는
소리가 하염없이 들린다
먹은 것도 없이
불시에 속을 다 비워야 한다고
저 물고기가 공허하다
가시 많은 미늘에 걸렸으니
또 다른 세상에게
공알을 먹이는 것이다
물가 수초에 알이 자욱하다
公案 같은 것이다
문득 올려다본 허공에
空魚 한 마리 빛을 내며 떠 있다
말라있어야 할 내 몸에서
끊임없이 울화가 치민다
굴러가는 저 둥근 바퀴가
보이지 않을 때까지
제 몸을 죽비로 때리는 저 소리가
들리지 않을 때까지
나의 눈과 나의 귀는 금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