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4월 9일 화요일

정호승의 ´햇살에게´ 외


<겸손의 기도 모음> 정호승의 ´햇살에게´ 외

+ 햇살에게

이른 아침에
먼지를 볼 수 있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제는 내가
먼지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래도 먼지가 된 나를
하루 종일
찬란하게 비춰주셔서 감사합니다
(정호승·시인, 1950-)
+ 겸손한 마음의 기도

제가 남보다 부유하다고 생각될 때
저는 두렵습니다
주님께서는 가난한 자를 사랑하시기 때문입니다

제가 남보다 높다고 생각될 때
저는 두렵습니다
주님께서는 낮은 자를 사랑하시기 때문입니다

제가 남보다 지혜롭다고 생각될 때
저는 두렵습니다
주님께서는 지혜로운 자를 부끄럽게 하시기 때문입니다

제가 남보다 선하다고 생각될 때
저는 두렵습니다
주님께서는 죄인을 사랑하시기 때문입니다
(작자 미상)
+ 겸손의 향기

매일 우리가 하는 말은
역겨운 냄새가 아닌
향기로운 말로
향기로운 여운을 남기게 하소서.

우리의 모든 말들이
이웃의 가슴에 꽂히는
기쁨의 꽃이 되고, 평화의 노래가 되어
세상이 조금씩 더 밝아지게 하소서

누구에게도 도움이 될 리 없는
험담과 헛된 소문을 실어나르지 않는
깨끗한 마음으로
깨끗한 말을 하게 하소서

나보다 먼저
상대방의 입장을 헤아리는
사랑의 마음으로
사랑의 말을 하게 하시고

남의 나쁜 점보다는
좋은 점을 먼저 보는
긍정적인 마음으로
긍정적인 말을 하게 하소서

매일 정성껏 물을 주어
한 포기의 난초를 가꾸듯
침묵과 기도의 샘에서 길어올린
지혜의 맑은 물로
우리의 말씨를 가다듬게 하소서

겸손히 그윽한 향기
그 안에 스며들게 하소서.
(이해인·수녀 시인, 1945-)
+ 모래 한 알

나는 당신의 끝없이
너른 백사장(白沙場)

이름 없는
모래 한 알입니다

당신의 은총의 햇살로
늘 비추어주소서.
(정연복·시인, 1957-)
+ 가장 작은 기도

두 손을 모은 만큼의
작고 낮아진
마음의 기도를 들어주소서!
아멘!
(용혜원·목사 시인, 1952-)
+ 어부의 기도

사랑하는 하나님,
내게 당신의 친절을 베풀어주소서
바다는 너무도 넓고
나의 배는 너무도 작습니다.
(작자 미상)
+ 첫 번째 기도

오 하나님,
내가 언제나
당신을 섬기고
이웃을 돕는 일 외에는
그 무엇도 바라지 않는다는 것을
당신은 알고 계시나이다.
(템플 가이드너)
+ 내가 늘 모자라기를 기도합니다.

내가 늘 모자라기를 기도합니다.
채워지면 교만해져서 당신을 잊을까 걱정이 됩니다.

당신께 늘 간구함으로써 모자람이
도리어 내겐 은혜가 되어 겸손한 마음으로
살고 싶습니다.

내가 늘 부족하기를 기도합니다.
풍족하면 게을러져서 당신께 소홀할까
걱정이 됩니다.

당신께 늘 다가감으로써 부족함이
도리어 내겐 은혜가 되어 감사한
마음으로 살고 싶습니다.

내가 늘 비어있기를 기도합니다.
내 생각만 가득함으로 당신이 떠날까 걱정이 됩니다.

당신과 늘 동행함으로써 빈 가슴이
도리어 내겐 은혜가 되어 평강의 마음으로
살고 싶습니다.

그러나
다함없는 겸손으로 채우시고 다함없는 감사로
채우시며 다함없는 평안을 베푸셔서 당신이 부르시는
그날까지 모든 것이 내겐 은혜가 되어
당신을 사랑하며 살고 싶습니다.
(오광수·시인, 1953-)
+ 겸손의 기도문

오! 마음이 겸손하시고 온유하신 주여
존경받고 싶은 욕망에서 저를 해방하소서
사랑받고 싶은 욕망에서
칭찬받고 싶은 욕망에서
인기를 얻고 싶은 욕망에서
대우받고 싶은 욕망에서
위로받고 싶은 욕망에서
인정받고 싶은 욕망에서 저를 해방하소서

천대받을까 두려워하는 마음에서
업신여김을 받을까 두려워하는 마음에서
잊혀질까 두려워하는 마음에서
조롱당할까 두려워하는 마음에서
의심을 받을까 두려워하는 마음에서
저를 해방하소서

모든 이에게 모든 것이 되기 위해 저를 해방하소서
(메리 델빌·추기경)
+ 칭찬받기를 바랄 때

주님, 저로 하여금 이웃의 칭찬에 늘 주의하게 하시어,
그것을 즐기는 일이 없게 하소서.
어느 칭찬의 말에도 ,
비판의 말에도 얼굴을 간사하게 내밀지 않게 하시고,
언제나 하느님의 사람으로 의연히 서 있게 하소서.

주님,
이웃의 칭찬이 저를 조금도 높여주는 것이 아님을
잊지 않게 하시고,
칭찬으로 헛되이 들뜨는 일 없이
하느님이 주시는 평온함 속에서
조용히 미소하게 하소서.

주님,
저로 하여금 들판의 꽃 하나가 되게 하소서.
들꽃들은 사람들의 칭찬을 위해 피어 있는 것이
아니지 않습니까.
그들은 다만 강이나 언덕,
골짜기나 들판을 겸손하고도 당당히 밝히고 있을 뿐임을
다시금 바라보게 하소서.

가만히 있으면 부드러운 향기로 들판을 적시고,
바람이 불면 싱그러운 향기로 대지를 달리며,
비가 오면 안으로 호젓이 새 향기를 마련하며,
누가 꺾으면 더욱 진하게 향기를 풍기는
들꽃 하나가 되게 하소서.
아무도 몰래 다만
하느님의 칭찬을 받으며 영원의 바닷가에 닿게 하소서.
(김영수·시인)

* 엮은이: 정연복 / 한국기독교연구소 편집위원

조만나스의 ´부부의 기도´ 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