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4월 24일 수요일

한강은 내일을 끼고 흐르고

강물은 흘러가는 데
어디서 발원해서,어디로 가는 지,
소속도, 정당도 없이 흘러가는 데
흩날리는 꽃잎들,쏟아지는 잎새들,
때로 흐느낌으로, 때로 아우성으로
번개처럼 눈빛 번뜩이며
천둥처럼 혀를 내던지며 흘러가는 데
단도직입, 순간의 창을 꽂으며
내가 나꿔채는 시간의 의미며
순간으로 버혀지는 존재의 살갗이여
낭으는 화살의 멈추는 시간 속에
내가 부르다가 죽을 이름이여
거대한 허리 뒤트는 파도 비늘마다
정오의 꽃을 던져주며
어제의 강물은 흘러가는 데
저 휘어진 강둑에 선 허리가는 여인들아
무엇을 하는가 맨발로 방죽에 서서
한강수야 수이감을 자랑마라 탄하지않고

강물은 흘러가는데
언제 시작해서, 언제 끝이 날른지,
세기도, 연대기도 없이 흘러가는 데
토해지는 말들, 흘러가는 말들,
때로 성난 듯한 목소리로,
때로 기쁨에 찬 듯한 목소리로,
무지개처럼 번쩍이며 우뢰처럼 내리치며
갈테면 가려무나 ,내 마음을 펄펄 끓여놓더니
갈테면 가려무나 ,내 몸을 곤두박질치게 하더니
기어이 한날 한시에 마주 잡은 손,
어제의 손은 이미 손이 아니거니
바람처럼 물처럼 놓으려면 놓으려무나
어서 가서, 저기 저 여의나루에 버드나무처럼
줄지어 기다리는 여인들의 얼굴에서 흘러내리는
져녁 노을에 반짝거리는 눈물을 닦아주렴
너의 아침 저녁 달라지는 변화무쌍한 노래로
어서 가서, 귀여운 재롱을 부려주렴
너의 계절마다 달라지는 진한 춤사위로
어서 가서 그녀에게 웃음을 되찾아주렴
오월의 강물로만 다시 태어나는 너의 생을
마음껏 나래 펼쳐 묵은 고뇌의 주름을 펴주렴
그녀들의 오래 오래 기다려온 가슴이
무지개빛살 공작깃처럼 환히 열릴 때까지
기나긴 역사,이 땅의 아름다움을 노래하렴
끝없는 내일 ,한강의 아름다움을 노래하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