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쁜 꽃 보며 허전히 웃었을 때가
있었습니다
처마 끝서 떨어지는 빗방울에
언 마음 녹이던 때가 있었습니다
소리없이 흐느끼며 뒹굴던 낙엽과
함께 몸서리치던 때가 있었습니다
차라리 그 때가 좋았었습니다
어느 날 문득 다가 온 당신의
한 마디 말과
작은 미소,
부드러운 손길이
날 이토록 수 백 수 천의 사랑의 사슬로
꽁꽁 묶어놓을 줄 진정으로 몰랐었습니다
굳은 약속도 뒤로 한 채
사랑의 운명을 달리한
지금
세월가면 잊혀질 줄 알았는데
잊을 수 있을거라 믿었었는데
녹슬은 사랑의 사슬은 끊어지지 않고
오히려 내 마음을 더욱 아프게 찔러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