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쯤 남도 어디서나 즐펀히 깔렸을 봄을 옷깃을 여민 채 찾아 나선다.아직은 수줍어 고개 내밀지 못한 것이나,또는 의기양양하게 강 따라 흐를 것이나,이름 모를 풀꽃들을 몇 개쯤은기어이 채집해 오려는 것이어니.혹, 가슴 아픈 일이나 절망과 조우했을 때에책갈피에 넣어 둔 마른 봄을 기꺼이 꺼내어 냄새를 맡으며 환심하던 일이여.햇빵처럼 노오랗게 부풀어 오른햇살 한 자락이 앉았다 간 자리마다우수수 돋아나는 것은해묵은 그리움이나 어떤 소망의 뿌리를 딛고일어서는 향기, 그런 것들조차 다발로 꺾어오면내 안에도 사랑이 가득찰까풋,여럽디 여런 웃음처럼봄바람 하나 살랑거리며 지나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