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존재
-淸夏 김철기-
가을 아침에
마시는 커피 한잔처럼
산골짜기에 피어난 들꽃처럼
그윽한 향기를 품고
달빛 고인 빗장을 젖이고 잠 깨운다
티 하나 묻지 않은
소박하고 순수한 마음으로
버릇처럼 반짝이는 별빛을
그리는 건 왜일까
나는
바보인 것처럼
골 수 깊이 새겨진 사연
강물처럼 넘쳐나
꽃잎 사이 비벼가며 조금씩 풀어줄
그대 마음도 따듯할 것이다
반백의 인생
남아있는 반백은
하루하루 강물 흐르듯
걸어왔던 길 되돌아 만나지 않고
사랑이 샘 솟는 가슴으로
따듯함
느끼며 살고 싶다
그렇게 살고 싶다
-청하文學 김철기 詩選集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