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눈처럼 가늘게 떠있는 초승달이
차가운 강바람에 떠밀려
일찌감치 하늘 가장자리로 나앉았고
총총하던 별빛마저 그 빛이 바래져
조용히 시선을 떨구던 그 밤에
북한강, 강둑에 기대어 흐르던 물결은
무슨 말이든 하고 싶어 몸을 뒤척였다
이제 그만 헤어지자는 말
그리 쉽게 하는 것이 아닌데...
실은,
마음에도 없는 말을 뱉어버리고는
돌아서서 이내 후회하고 있었다
어설픈 자존심에 꿋꿋이 버텼지만
가슴 한쪽이 자꾸만 무너지고 있었다
산 속을 돌아나온 바람이 옆구리를 툭 치니
뻥 뚫려 시린 가슴에 쇳소리가 난다
빛바랜 별들이 하나 둘 강으로 뛰어내리고
북한강, 강둑에 기대어 흐르던 물결은
조용히 혼잣말만 되뇌이고 있었다
그대, 잊을 수 없어...
잊을 수 없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