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오라기 남김없이 옷을 벗어
세 들어 사는 구멍 송송 한 까치집
포근히 덮어 주고
겨울밤 얼어 죽어가고 있었다
마음씨 착한 키다리 나무는
떨리는 손끝으로 살며시
한 쪽에 흩어진
몇 장의 옷을 끌어 덥고
안대를 쓰고
제 살 얹혀 살았다
야위고 불쌍한 넝쿨 나무는
낯 달 속에 웅크리고 지켜만 보다
벌거벗은 나무를
호호 불며 껴 앉고 살았다
겨울이 가도록
참새 떼는
언제든 아픔은 함께 달고 다니지만
서로 마음을 비비며
행복하게 함께 살더라
그래서 겨울 날에도
하르르
하르르
훈풍이 분다
늘 푸른 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