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쇠로도 열리지 않고
손으로 두드려도 발로 차도
열리지 않는 문이 있어
내가 닫아 놓은 일주문이다
海印의 바늘 구멍이다
내가 본 적이 없는 물 같은
불 같은 다른 세상에 와 있다
나와 혹성 사이로 불이문이 있어
국경을 넘어 갈 수가 없다는 것이다
담 높이 쌓은 城 같은 것이어서
검은 머리카락만 쳐다볼 뿐
저 동굴의 입 속으로
들어갈 수가 없다는 것이다
모든 殿으로 들어가는
입구가 바늘이라서
살갗을 찌르겠다 마음이 아프겠다
꽃 피는 문으로 올라갔는데
내려오는 길에 꽃이 없다
바닥에 날카로운 바늘이 꽂혀
발 디딜 곳이 없다
허공으로 올라가는 계단에
바늘 구멍이 열렸다
관의 문을 열고 들여다 보니
죽은 것들이 고요하게 앉아 있다
삶의 바늘을 뚫고 온 것들이다
세찬 급류를 맞아 구멍이 뚫렸다
내몸의 문을 닫는다
열려 있는 나를 적멸처럼 막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