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7월 9일 화요일

잎 -푸조나무 아래 -최영철-

잎 하나 피우는 내 등뒤로
한 번은 당신 샛별로 오고
한 번은 당신 소나기로 오고
그때마다 가시는 길 바라보느라
이렇게 많은 가지를 뻗었답니다

잎 하나 떨구는 발꿈치 아래
한 번은 당신 나그네로 오고
한 번은 당신 남의 님으로 오고
그때마다 아픔을 숨기느라
이렇게 많은 옹이를 남겼답니다

오늘 연초록 벌레로 오신 당신
아무도 보지 못하도록
이렇게 많은 잎을 피웠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