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과 땅의 주인이신
마고성麻姑城에서 울려나온
율려律呂라고 하는 것이
어디 있을까 궁금했는데
백제에서 시작했다는 정읍사
혹은 빗가락정읍이라 불리는
수제천壽濟天을 우연히 들었더니
기덕쿵으로 채편을 친 다음
북편을 갈라치면서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악樂이 본래의 하늘소리 아닌가
은근하게 흘러가는 것이
끈기있게 넘어가는 것이
옛 조선부터 오늘의 대한까지
곁에서 지켜본 달 아닌가
그래 그렇게 서슴없이 높이 떠서
비에 젖어도, 눈에 파묻혀도
바람에 무척 흔들릴지라도
뿌리 뽑히지 않았던 역사가
유장한 가락이었으니
저 화려한 우주 바깥까지
어둠 한 점 없이 환하게 비추오시라
향피리에서 대금에 소금까지
북에서부터 장고까지
서로 주고 받는 선율이
명주의 무한한 실타래 뽑아
허공에 깔아놓은 변주곡 아닌가
백제의 행상나간 사내를 한 소리,
달빛이 여태 밝혀 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