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을 만나고 싶다
/ 架痕 김철현
전혀 낯선 먼 이야기처럼
가물거리는 기억 너머
오랜 그리움처럼 다가오는 그림자
빛바랜 영화 속의 전설처럼
지나가다 흩어지는 구름처럼
아무런 연고 없이 스치는 인연
본 적도 볼 일도 없는 사람들
몸을 맞대고 비벼보아도
더는 바랄 것도 없는 살아가는 냄새뿐
마치 기다린 듯한 본능적 예감
원초적 태생지로의 귀소(歸巢)
사람이 좋다. 냄새가 좋다.
비릿한 젖이 먹고 싶다.
목구멍 가득 넘쳐나와 입술에
번지르르 하게 기름이 뽀작거려도
애원의 그 끝에 달려와 줄 네가 있다면
세월을 놓아 앉을지라도
너를 기다려 저린 다리 끌고라도 가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