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갗 밖으로 불쑥
튀어나온 생의 푸른 줄무늬
저것이 평생 나의 꿈속에서
뱀처럼 기어다녔던 것을
심장을 뚫고 가는 저것이
치명적인 독을 품고 있는 것을
손목으로부터 발목으로부터
역류하는 육신을 끌고 가느라
상처와 투쟁하고 있는 저것이
목숨 같은 혈맥을 쥐고 있는
인계철선이라는 것을
내 속에 독사가 있어서
가을의 짙은 하늘보다 바다보다
더 푸르게 중독이 된 것을
머리끝까지 허리 비틀며
기어 오르는 저 징그러운 무늬가
덩굴장미 같아서
이제 곧 푸른 반점의 꽃 피겠다
시간도 지울 수 없게
누군가와 맹세하며
살속에 새겨놓은 문신 같아서
화구에 넣고 불질러 버려야 되겠다
막힌 목구멍을 열고 터져 나오는
비명 소리같이 핏줄이 터진다
문밖으로 빠져나온 독이
강물처럼 흘러간다
저 푸른 줄무늬의 뱀에게 물렸으니
치유할 수 없는 생이 푸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