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9월 2일 월요일

이해인의 ´어머니의 기도´ 외


<어머니의 기도 모음> 이해인의 ´어머니의 기도´ 외

+ 어머니의 기도

낡은 기도서와
가족들의 빛 바랜 사진
타다 남은 초가 있는
어머니의 방에 오면

철없던 시절의
내 목소리 그대로 살아 있고
동생과 소꿉놀이하며 키웠던
석류빛 꿈도 그대로 살아 있네

어둡고 고달픈 세월에도
항상 희망을 기웠던
어머니의 조각보와
사랑을 틀질했던
어머니의 손재봉틀을 만져보며

이제 다시
보석으로 주워담는
어머니의 눈물
그 눈물의 세월이

나에겐 웃음으로 열매 맺었음을
늦게야 깨닫고 슬퍼하는
어머니의 빈방에서
이젠 나도 어머니로 태어나려네
(이해인·수녀 시인, 1945-)
+ 어머니의 기도

이 땅에는
오늘도
기도하는
어머니가 계십니다.

자식을 위해
눈물로 기도 드리는
어머니가 계십니다.

자신을 위해서는
한마디도 하지 않는
어머니가 계십니다.

오늘만이 아니라
영원까지 계속될
간절한 기도입니다.
(지산 고종만·시인, 전남 구례 출생)
+ 어머니의 기도

아이들을 이해하고
아이들의 말을 끝까지 들어주고
묻는 말에 일일이 친절하게
대답해 주도록 도와주소서.
면박을 주는 일이 없도록 도와주소서.

아이들이 우리를 공손히
대해 주기를 바라는 것같이
우리가 잘못을 저질렀다고 느꼈을 때
아이들에게 잘못을 말하고
용서를 빌 수 있는 용기를 주옵소서.

아이들이 저지른 잘못에 대해
비웃거나 창피를 주거나
놀리지 않게 하여 주옵소서.

우리들의 마음속에
비열함을 없애 주시고
아이들에게 잔소리를
하지 않게 하여 주옵소서.
(캐리 마이어스)
+ 어머니의 기도

너에게 내 몸을 굽힌다.
나의 사랑스러운 아이야, 어쩌면 이렇게
사랑스러울 수가 있니? 이 작은 것아.
너는 많은 사람과 비슷하지만,
그러나 나는 분명히 믿는다.
너를 쳐다보지 않고 네 목소리만 듣고도
수천의 사람 가운데서 너를 알아볼 수 있고,
귀 기울이지 않아도 나의 젖가슴을 빠는
너의 입술을 알 수 있음을.
이 지상에서 너는 나의 유일한 존재니까...

나는 말 없이도 너를 이해하고,
큰소리 없어도
너는 깊은 잠에서 나를 깨운단다.
단지 하나의 눈빛과 하나의 소망으로.

나의 아이야, 너는 나의 인생에 진실하고도 유일한 진리란다.
너는 나에게 슬픈 기억이며, 다정한 그리움이며,
희망이요, 확신이란다.

아이야 행복하거라.
(야누쉬 코르착·폴란드 고아들의 아버지)
+ 어머니의 기도

어머니라는 특권에 대해
당신께 감사를 드립니다.

당신께 감사를 드립니다
당신 사랑을
아이들과 나눌 수 있는 은총에 대해.
그들에게 당신에게서 받은 생명을 나누고
그들을 돌보아서 성장시키고
옳은 길을 걷도록 교육시키며
그들에 대한
당신 사랑의 소중한 도구가 되는
이 황송한 은총에 대해
당신께 감사를 드립니다.

당신이 제게 두신 신뢰,
이 세상의 모든 보석보다 더 소중한
당신의 자녀들을 돌보도록
제가 맡겨놓으신 당신의 신뢰에 대해
당신께 감사를 드립니다.

저의 가족들에 대해
그리고 사랑으로 우리를 지원하는 모든 이에 대해
당신께 감사를 드립니다
매일, 우리가 받는 헤아릴 수 없는 선물들에 대해
특별히, 사랑하고 용서하며
서로를 돌볼 수 있는 힘을 주심에
당신께 감사를 드립니다.

제가 소홀했던 시간들에 대해
당신께 용서를 청합니다
저의 약함과 배은망덕과 죄들을 용서하십시오.

당신은 결코 저를 눈밖에 두지 않으신다는 것,
당신은 말로 다할 수 없는 부드러우심으로
저의 사랑하는 아이들을 살피신다는 것을
늘 기억하게 해주십시오.
당신이 저의 창조주이시기에
제가 바로 저 자신인 모든 것
제가 사랑하는 모두가 당신의 선물입니다.
당신은 저의 아버지이시고
저의 구세주이시며, 저의 친구이십니다
그러기에
당신 사랑이 결코 저를 내버려두지 않으실 것입니다.

당신께 저의 신뢰를 둡니다
당신으로부터 저의 아이들을 받았사오니
당신께 그들과 그들의 미래를 맡겨드립니다.

당신 손의 보호 아래
저희를 지켜 주십시오.

더 이상 눈물이 없고
더 이상 분열도
악의 그림자도 없는
행복한 본향에 이를 때까지
저희를 인도하여 주십시오.
어머니의 사랑보다 더 커다란 사랑으로
당신이 마련하신 영원한 집에 이를 때까지.
(조만나스·신부)
+ 엄마인 자신을 주님께 바치는 기도

주님, 제 아이들에게
현명하고 선량한 어미가 되게 해주십시오.

아이들이 힘들고 지칠 때 제게 돌아와
쉴 수 있도록 늘 평화를 유지하게 해주시고
아이들이 분별력 없이 행동하거나
삶을 불성실하게 살아갈 때
엄격한 질책으로 바로잡을 수 있도록
강인함을 주소서

저는 실행하지도 않는 것들을
말로만 가르치지 않게 해주시고
제가 원하고 이루기를 바라는 바를 밀어붙여
아이들의 꿈을 짓밟지 않게 해주소서.

가족들에게는 평온함과 따뜻한 애정,
분별 있는 행동으로 울타리가 되게 하시고
이웃들에게는 나눌 수 있고
용서를 청할 수 있는
진실한 사람이 되게 해주소서.

주님, 제 가족만 감싸며 친지들의 아픔을
모른 척하지 않고 그들의 기쁨을 질투하지 않으며
우주와 세상을 껴안을 수 있는
품 넓은 어미가 되게 해주소서.
(미리암. H.·미국 생태 영성가이며 동화작가)
+ 어머니의 기도

천상에 계신 이여 나의 기도 들어주소서
그 사람을 사랑하니 그이를 내게 주소서
이 내 마음 진실하니 이 내 사랑 믿으소서
그이의 불행한 모든 허물을
목숨 다 바쳐 사랑하리니
도와주소서. 아직은 어둠 속에 울고 있나이다.

나에게 무슨 일이 생겼는지 굽어보소서
내 가슴엔 그 사람의 이름만 가득합니다.
사랑으로 생긴 슬픔 내 것으로 받으리니
사랑을 맹세한 내 입술로는
세상 누구도 허물지 않으리
간청하오니 소중한 인연으로 살게 하옵소서.
(작자 미상)
+ 어머니의 기도

어머니는 칠순이 가깝도록 예수님을 몰랐습니다.
그래서 계절이 바뀔 때마다 양잿물로 박박박 문질러
반짝반짝 빛나는 놋그릇에 찰랑찰랑 맑은 물을 담아
장독대에 두고, 달 신에게, 산 신에게, 물 신에게
집 신에게 두 손이 닳도록 빌고 또 빌었습니다.

아버지 병고로 거동 못하실 때도 하루도 거르지 않고
빌고 또 빌었는데
아버지는 눈길 한 번 주지 않고 떠나가셨습니다.

자식들이 말썽을 부릴 때도 기도를......
자식들이 돌아왔을 때도 기도를......
자식들이 하나, 둘 품을 떠날 때도 기도를......
아들이 수도원에 간다고 고집을 부릴 때도 눈물의 기도를
정화수에 담아 빌고 또 빌었습니다.

자식 이기는 부모 없다더니, 당신의 생신도 잊고
지내는 수도원 아들 뭐가 그리 예쁜지, 아들 잘 살라고
예수님만 뺀 당신이 좋아하는
모든 신들에게 여전히 빌고 또 빌더니,

아들 종신서원 후, 보이지 않게 이끌어주신 분의
손길에 이끌려 세례를 받고...
일년에 한두 번 아들이 당신을 찾아올 때면,
잠든 아들 머리맡에 앉아 예수님, 예수님, 예수님....
이름만 부르며 기도를 합니다

어머니, 당신의 그 기도 덕분에 제가 자랐고,
어머니, 그 기도 덕분에 예수님을 나의 신부요,
신랑으로 삼고 살아갑니다.
어머니의 기도는 당신 품안에서 먹던 젖처럼
제 푸근한 양식입니다.

그때에도, 또 지금도 한결같이......
어머니 사랑합니다.
(이봉하 디모테오·수사)

* 엮은이: 정연복 / 한국기독교연구소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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