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9월 4일 수요일

순백의 구원

내가 줄곧
당신만을 바라보는 것은

가을날 오후의 햇살이 내 몸에 입히는
잡다한 빛깔을 벗겨낸
순백의 혼이 되고 싶기 때문입니다

거리의 입술이 내 가슴을 향해 쏟아낸
혼탁음을 씻어낸
단순한 생이 되고 싶기 때문입니다

내가 줄곧
당신만을 생각하는 것은

내가 당신을 만나러 가는 도중에
마주친 삼원색의 옷을 걸친
검은 몸이 되고 싶지 않기 때문입니다

거리의 눈빛이 내 얼굴에 덮어 씌운
온갖 먼지를 묻히고 다니는
무거운 생이 되고 싶지 않기 때문입니다